철원농민회 매년 통일행사, 수익금 관련 활동 후원 & 도시농부들에게 통일과 농촌을 생각하는 하루!
철원은 몇해를 계속해서 가더라도 갈때마다 새롭다. 처음으로 교류를 시작했던 2013년 이후 정기적으로 도시농부들과 방문을 하고 있고, 2017년 맺은 통일쌀 키우는 논과 인연으로 매해 손모내기, 벼베기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넓은 들녘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북적대는 것만으로도 신이난다. 게다가 이날은 날도 좋아 너무 덥지도 않고, 하늘이 맑아 논 물에 비친 푸른 빛과 함께 멋진 풍경이 저절로 만들어졌다. 철원군 농민회는 매년 이곳에서 생산된 쌀을 통일을 앞당기는데 사용하고 있다. 원래는 수확한 쌀을 북녘으로 보내주는 것이 맞지만, 민간차원의 지원도 못하게 된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수확물 판매금액을 관련한 곳에 후원하기로 하면서 작년에는 제일 조선학교에 후원금을 보냈다.
일단, 이 논의 존재만으로도 통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저 한반도 모양조형물도 그렇고, 민간인통제구역이라는 것도 그렇고 멀리 북녘땅이 보이는 것도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쌀을 함께 모내기해서 수확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통일에 대해 멀어전 마음을 다시 상기시키는 효과가 크다.
그 뿐인가? 도시에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받는 효과가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빌딩 사이로 작은 틈으로만 보던 하늘이 이렇게 시원하게 보이고, 주변은 온통 녹색이다. 모두가 신발벗고 옷을 걷어올려 논으로 들어가면 오랫만에 또는 난생처음으로 논의 감촉을 느끼고 온몸으로 자연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 옛날 힘든 노동이었을 모내기가 신나는 놀이가 되는 순간 서툴어서 뒤쳐져도, 엉덩방아를 찧어도 모두가 즐겁다.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교류로 이어져야 할텐데...
50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모를 내니, 생각보다 일찍 모내기를 마쳤다. 이제 철원의 자랑 '대작' 막걸리도 나누어 마시고, 농민회에서 준비한 식사도 함께 하면서 교류하는 시간. 들에서 먹는 밥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3년째 참여하는 어느 도시농부는 "다리가 불편해서 모는 제대로 못내지만, 밥 먹으러 왔다"면서 함께 밥먹는 즐거움을 놓치기 싫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농민회에서 준비한 선물 (오대쌀) 을 나누고, 집에서도 키울 수 있게 화분에 모를 심어가는 체험도 하고, 인천에서 떠온 물(서창텃밭, 이음텃밭)을 함께 합치는 합수식도 진행했다. 올 가을 벼베기 행사때는 또 어떤 일들이 있을지 기대되면서도, 이런 경험을 더 많은 회원들, 도시농부들이 할 수 있으면 어떨까 고민하면서 몇가지 아이디어도 떠오르곤 한다. 토종벼와 결합되면 더 의미가 부각되지 않을까? 북녘 혹은 옛철원에서 키워지던 토종벼를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별도의 도농교류활동으로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여했던 도시농부들은 모두가 즐거워했고, 저마다 다시 참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힌다. 이날 만났던 대학생 연합동아리 "빠스"도 반가웠고 농정신문 기자, 교육감을 꿈꾸는 선생님도 반가웠지만, 아주 자주보지는 못하지만 매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반겨주시는 농민회 형님들과 누님들도 너무 반갑고 항상 고맙다.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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